독한 놈들 이겨내기

독한 놈들 이겨내기

   
   

이성교
 
  세상엔 참 지독하고 악랄한 놈들이 많은데요, 그 이야기좀 하려고 합니다.
 
   살면서 은행을 거래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해도 너무하는 경우가 많지요. 우리가 애써 모아 저축한 돈을 풀어서 그 이자로 배터지는 것이 은행인데요, 1원만송금해도 1000원씩 수수료를 받면서, 예금이자 올라가는 건 마지못해 겨우 시늉만 하고, 대출금리 올리는 건 얼씨구나입니다. 게다가 돈 있는 사람과 돈 없는 사람들 차별은 심하기 짝이 없지요. 어쩌다 이자입금이 밀리기라도 하면 사채업자 못지않게 엄포가 대단합니다. 경고 띄우고, 전화해대고, 결국은 가압류 들어가겠지요. 아예 대출할 때 꺾기예금부터 추천하잖아요. 참 독한 놈들입니다.
   은행에서 어디 봐주는 것 있던가요. 거래 잘하던 사람이 사정이 나빠져 어려우면, 고생하시니 돈좀 갖다 쓰시라고 하던가요. 은행 믿으면 큰일 납니다. 이제 제대로 보아야지요. 그렇다고 다른 금융기관들도 맘놓고 믿을 수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자기자본을 준비하는 것만이 제대로 사는 길입니다. 실제로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은행권에 예치된 재산은 20%내외입니다. 한국은 거의 80%에 육박하지요.
   그런데 요즘 사람들이 깨어나더군요. 올해들어 은행예금이 8조원이 빠져나갔습니다. 언론에서는 증시투자자금으로 갔다고 난리인데, 이건 일시적인 사건이 아니라 추세라는 게 중요합니다. 한국의 금융시장 자체가 재편되는 과정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물먹이는 방법이야 간단하지요. 안가면 되는 겁니다. 하지만 어디 은행 안가고야 살 수 있나요. 살다보면 대출이 필요하기도 하니 가긴 가야지요. 하지만 최대한 약게 이용하면 됩니다. 금고처럼만 이용한다는 말입니다. 정말 돈되는 건 따로 하시고 잡다구리한 것만 은행에서 처리하는 겁니다. 

   다음은 보험사들입니다. 사실 보험사들은 가급적 보험료는 많이 받고 보험금 지급은 적게 하는 것이 영업의 핵심입니다. 그동안 보험료 열심히 받아 챙기고, 보험금 지급 안하고 남은 돈으로 보험사들이 커 왔는데, 실제로 우리에게 돌아 오는 건 별로 없지요. 보험료 한달 안내면 경고나가고 두달안내면 효력상실이지요. 그런데 보험금 지급할 때 보세요, 어떻게든 안줄려고 바둥거리는 경우가 허다 하지요. 별별 이유를 다 붙이면서 말입니다.
   그렇다고 보험없이 사는 건 너무도 위험하니 있기는 있어야 할 것입니다. 문제는 잘 보고 따져서 가입하는 것입니다. 약관이라는 것이 하도 복잡해서 일반인들은 잘 이해도 안 가게 되어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설계하느냐에 따라서 보험료도 천차만별입니다. 같은 나이 같은 조건의 똑같은 1억짜리 생명보험이라도 두배가까이 차이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또 보험이 많다고 좋은 것도 아닙니다. 보험료는 자기수입의 5-10%선이 적정선인데, 실제로 우리는 이걸 넘어가고 있어 문제입니다.
   가지고 계신 보험을 놓고 따져보는 겁니다. 중복되어 의미가 별로 없는 건 아닌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비중은 알맞게 되어 있는 지, 너무 오래된 상품이라 현실에 안맞는 건 아닌지 곰곰이 따져보아야 할 것입니다. 예를들어 S생명의 경우 투자성 보험이 위험하다는 이유로 취급을 잘 안하는데요, 그 속사정은 다릅니다. 옛날 고금리 시절에 열심히 받아 놓은 보험때문에 물타기를 해야되니 고객의 고유재산으로 분류되는 변액성 투자보험을 안하고, 물타기하기좋은 보험만 열심히 팔고 있지요. 이건 추세에 빗나가는 데도 말입니다. 또 일부보험사들은 5년단위 갱신상품을 고집하는데요, 보험료를 현실화한다고 해명은 좋지만 나중에 보험료는 엄청 비싸지니 그 문제 또한 심각할 것입니다.
   보험료가 너무 많이 들어가면 지금이라도 아까와 마시고 정리하는 게 좋구요, 추세에 안맞는 것이라면 과감히 바꾸는 것이 실익일 것입니다. 그리고 담당 설계사를 불러 꼼꼼히 문의해 보시는 것이 필요한 때입니다. 사망이나 사고, 질병에 대한 보장은 가장 좋은 것으로 택해서 한 두 개면 충분하니, 나머지 돈은 자신의 노후자금마련에 올인하던지, 자녀용으로 포커스를 맞추셔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세금인데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납세의 의무는 신성한 것으로 배웠습니다. 그런데 세금은 신성한 의무를 넘어 무덤까지 따라가는 무서운 것입니다. 내 돈이 나라를 위해 잘 쓰이는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피같은 돈을 세금으로 너무 많이 내는 것도 가슴칠 일입니다. 탈세는 하면 안되겠지만 절세는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뉴스에 나오는 돈 많이 벌거나 높으신 분들처럼 세금가지고 장난치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합법적으로 절세하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연말정산때만 영수증 찾아 헤매지 마시고 평소에 굵직굵직한 문제들에 대해서 미리 준비해 놓으시면 그 효과가 피부로 느껴질 것입니다. 세금 덜 내고 돈은 돈대로 모으는 상품들이 널렸는데도, 당장 내일앞만 내다보니 돈도 안모이고 세금은 세금대로 다 내는 한심한 경우를 당하는 거지요. 소탐대실입니다. 우리가 살면서 자기가 평생 버는 돈의 70%이상을 세금으로 내게 된다고 합니다.  이제 머리를 서 보아야 할 때입니다.  

미래에셋 금융상담팀 이성교(skrislee@msn.com, 010-7315-0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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