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한'씨와 '현명해'씨 이야기

'한심한'씨와 '현명해'씨 이야기

   
   

이성교
 

조선일보 조의준 기자의 글이 재미있습니다. 돈 못버는 사람중에 다음과 같이 신세한탄만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군요.

- 할아버지 땐 우리집 머슴이 10명 넘었는데…

- 그때 그 아파트, 마누라가 반대만 안했어도…

- 내 팔자야, 형님 보증만 안섰더라면…

- 에잇! 주식이고 부동산이고 다 폭락해라


거기다 가장 흔한 거 하나 더 있지요,

나도 한번 해 볼걸.....아니면, 그냥 있을 걸 괜히 했어.....


   정말 인생사는 어렵습니다. 앞일을 도대체 알 수가 있어야지 말입니다. 그러니 점쟁이도 찾아가지만, 점쟁이가 앞일을 알면 그러고 있겠습니까?

  좀 비꼬아 보면 이렇습니다.

①옛날엔 우리 집도 부자였는데― 현실감각이 없는 것이지요. 손절매 원칙을 잊은겁니다.

②전엔 저 땅이 다 뽕밭이었는데―‘투자 시력’이 안좋으시군요. 그때 사놓지요.

③회사가 강북이어서― 재테크는 뒷전, 그저 당장 편한 것만 찾으니 돈벌 턱이 없죠.

④빚도 없이 열심히 모았는데― 그럼 모아놓은 돈은 많은가요? 노력도 한번 안해본 거지요.

⑤주가·부동산 다 폭락 망해라― 그런다고 망하지도 않지만, 망해도 가진자는 살아남는 법!

   이 모두가 한심한 씨들의 이야기입니다. 세상엔 분명 시류라는 게 있습니다. 그걸 너무 빨리 타면 먼저 다쳐서, 진짜 기회가 왔을 때 잡기 어렵고, 늦게 타면 먹을 게 없고, 안타면 낙오되기 딱알맞습니다.


   현명한 씨는 어떻게 하나 볼까요? 주식시장에 좋은 격언이 있습니다.

무릎에서 사서 어개에서 팔아라

모든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신경쓰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여주에서 태어난 현명한 씨는 부모님의 등골로 다닌 학교를 졸업하고 90년에 취직하자, 즉시 적금에 올인했지요. 금리가 10%가 넘으니 그땐 짭짤했습니다.

   남들이 명품에 멋부리고, 차바꿀 때도 열심히 적금넣어서 10년만에 집장만했습니다. 겨우 마련한 집이 전재산인데 그거 안오르면 말짱 도루묵이니 이왕이면 인기있는 강남으로 무리를 했지요.

   2000년대들어 몇 년만에 집값이 두배가 되니, 현명한 씨는 너무 비싼 집은 오히려 거추장스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2005년부터 부동산문제가 불거지자 그는 고심한 끝에 집을 팔아 차액을 남기고 전세로갈아탔습니다. 차액으로는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금융자산에 넣었지요. 일부는 아이들 교육자금과 본인의 노후자금용으로 장기펀드에 가입하고, 나머지로는 다시 종자돈을 만들어 불려나가고 있습니다. 1년반만에 거의 따블이 되었네요.

   물론 이게 정답은 아니구요...다만 이미 적금은 깨진지 오래고 부동산신화는 애물단지로 변해가는데, 이제부터는 생각을 좀 바꾸어야 하는게 현명하지 않을까요?

사설 · 컬럼

주요뉴스




최근글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